어렸을 적엔 그렇게 악착 같이 돈을 벌고
10원 짜리 한 장에 호들갑을 떠시는 어머니가
이해가 안았다.
저10원짜리 한 장 아낀 다고 뭐가 달라질려나
그 당시엔 몰랐다.
그 10원 한 장이 100원 짜리 동전 하나가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이 옷이 됐고
내가 학교를 갈 수 있는 차비가 되고
내 등록금이 될 수 있었 다는 걸
오늘도 나는 아무렇지 않게
버스를 타기 귀찮아
택시를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지만
어머니는 버스비 700원을 아끼기 위하여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10정거장이 넘는 거리를
걷고 계신다.
그 700원은 내 주머니 속에서
담배가 되어 또는 나의 자잘한 군것질 거리가 되어
돌아온다
인간이 80년을 살 수 있다고 했을 때.
우리의 부모님들은 이제 사신 날 보다 살날이 더 적게 남으셨다.
우리가 받아들이긴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우리를 남기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 가실 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산소처럼 고마운 존재 라는건 분명히 알지만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가벼운 짜증과 투정으로 부모님을 대한다.
고작 2년 2개월 군대에 있을 때도 그렇게 그립고 보고 싶던 어머니,
아버지인데, 다음 세상으로 가신 후에 몇 십 년을 그리워하며 지낼 것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은 계속 가고 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또 그렇게 부모님을 대하고
마음속으로 '잘해야지, 잘해야지'를 대뇌이고만 있다.
물어보고 싶다.
어머닌, 아버진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땐 어떻게 하시냐고.
어느새 부턴가 비가 오는걸 좋아하게 됐다.
어렸을땐 정말 싫었었는데,
어제 친구랑 모처럼 만에 술한잔을 했다.
맛있게 술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택시 아저씨는 비가 참 지긋지긋하게 내린다며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친구와 나는 아저시에게 분위기 있고 좋지 않냐며 되묻자
아저씨는 한숨을 크게 한번 내쉬며
'일하는데 불편 하잖아요' 라며
자신도 예전엔 비오는 날을 좋아 했다고,
나이가 들고 처자식이 생기니 더이상
비는 낭만적인게 아닌 일하는데 불편한만 주는 것이 됐다며
다시금 앞을 보곤 운전을 하셨다.
우리 부모님들에겐 더이상 비는 반가운것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자 허리며 무릎이 안좋은 어머니가 생각 났다.
망가진 허리와 무릎은 분명 못난 우리 자식들 때문일텐데,
차창 밖으로 떨어 지는 비를 보며 어머니로 아버지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만만하지 않은 일이란걸 생각해 본다.
당신의 가장 큰 사랑은 희생인거 같습니다.
저도 제 자식을 위해 당신이 저에게 한 만큼,
아니..당신의 반만 이라도 희생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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