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늘..

사랑
작성자
Ethan
작성일
2010-06-06 23:32
조회
2125

좀더 자라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원히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다는 것은
약한 나의 존재들을 얼마나 안정 시켜줄 것인가.


새벽에 혼자 깨어날때,
길을 걸을 때,
문득 코가 찡할 때,
밤바람처럼 밀려와 나를 지켜주는 얼굴.
만날 수 없어 비록 그를 향해 혼잣말을 해야 한다 해도
초생달같이 그려지는 얼굴.


그러나 일방적인 이 마음은상처였다.
내가 지켜주고 싶은 그는
나를 지켜줄 생각이 없었으므로.


좀더 자라 누구나 다 자신을 지켜줄 사람을 갖고 싶은 꿈을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사랑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거기다 우리가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사랑은 영원해도 대상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했을 때,
사랑이란 것이 하찮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영원을 향한 시선과 몸짓들이
어느 날 꿈에서 깨어난 듯이 사라져버리다니,
멀어져 버리다니.
그러면서도 나는 썼다.
어렸을 때 내 소원이 뭐였는 줄 아니?
언제까지나 너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것.
어떻게 알았어?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신경숙 - 아름다운 그늘 중에서..

 

전체 99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TEXTBOX?
Ethan | 2008.11.09 | 추천 10 | 조회 5299
Ethan 2008.11.09 10 5299
98
HOMEPAGE HISTORY
Ethan | 2023.05.26 | 추천 0 | 조회 348
Ethan 2023.05.26 0 348
97
그래도 행복해
Ethan | 2016.03.13 | 추천 0 | 조회 933
Ethan 2016.03.13 0 933
96
내가 사랑받았는지 궁금하다면.
Ethan | 2016.03.12 | 추천 0 | 조회 826
Ethan 2016.03.12 0 826
95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면 좋은말 BEST 5
Ethan | 2016.03.10 | 추천 0 | 조회 918
Ethan 2016.03.10 0 918
94
서로 서로 기대고 산다는 것
Ethan | 2016.03.09 | 추천 0 | 조회 783
Ethan 2016.03.09 0 783
93
헛된 만남은 없습니다
Ethan | 2016.03.08 | 추천 0 | 조회 823
Ethan 2016.03.08 0 823
92
이런 사람과 사랑하세요
Ethan | 2016.03.07 | 추천 0 | 조회 907
Ethan 2016.03.07 0 907
91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Ethan | 2011.03.20 | 추천 0 | 조회 3812
Ethan 2011.03.20 0 3812
90
사랑..
Ethan | 2011.02.04 | 추천 0 | 조회 4097
Ethan 2011.02.04 0 4097
89
웃어요. 웃어요. 웃어요.
Ethan | 2010.11.14 | 추천 0 | 조회 3644
Ethan 2010.11.14 0 3644
88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Ethan | 2010.09.16 | 추천 0 | 조회 3359
Ethan 2010.09.16 0 3359
87
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Ethan | 2010.08.20 | 추천 0 | 조회 2471
Ethan 2010.08.20 0 2471
86
함께 한다는 것..
Ethan | 2010.07.23 | 추천 0 | 조회 2558
Ethan 2010.07.23 0 2558
85
그런날이 있었습니다.
Ethan | 2010.06.23 | 추천 0 | 조회 1931
Ethan 2010.06.23 0 1931
84
다시 쓸쓸한 날에..
Ethan | 2010.06.23 | 추천 0 | 조회 2168
Ethan 2010.06.23 0 2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