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그 사람을 더 좋아하는 거 같다고?
그것 때문에 억울해 할 건 없어.
흔히 덜 사랑하는 쪽이 강자라고 하지만 그거 참 우스운 말이다.
그건 언제든 바뀔 수 있거든..
처음에 누가 옆구리를 찌르고 뭐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심지어 헤어지고 나서 역전되기도 해.
너무 잘 해줘서 헤어진다는 그런 경우 종종 있잖아.
맨날 같이 있자고 해서
시간만 나면 전화하라고 해서
왜 사랑한단 말을 자주 안 해주냐고 졸라서 그래서 헤어지는 거..
그런 사람들은 헤어진 후에 부등호의 방향이 바뀌는 수가 많아.
예를 들어서.. 이건 그냥 옌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웃어주는 여자가 있었어.
낡아빠진 농담이나 유치한 말장난 같은..
다들 짜증내거나 야유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보통은 그냥 무시하는데
혼자서만 깔깔 웃어주는..
도저히 소리내서 웃을 분위기가 못 되면
구석에서 조용히 내 눈을 맞추며
'나는 웃고 있어요..' 눈으로 말 해주는 그런 사람.
항상 내 이야기에 귀를 쫑긋하는 사람은 그 쪽이었고
내가 전화를 걸어 웅얼거리면 듣고 있던 음악 소리를 줄이다 못 해
아예 꺼버리는 사람도 그 쪽이었고
내가 조금만 피곤해 보여도
오늘은 그만 집에 가자고 말 해주는 사람도..
자기는 아무리 아파도 아프다고 얘길 안하는 사람도..
그런사람에게 실증이 난 내가
별이상한 핑계를 대면서 헤어지자고 했을때
나에게 화 한번 소리 한번 못내고
알겠다고 대답했던 사람도 다 그쪽이었어.
난 사랑을 더 많이 받는 강자 쪽이었어.
그 사람을 만나는 내내 말이야.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니까 그 사람이 나랑 헤어지고 나서
얼마나 아팠는지 그건 잘 모르겠어.
분명한 건.. 나는 너무너무 힘들었다는 거야.
그리고 그사람이 다른 누굴 만나 행복해지도록
난 아무도 못만났다는 거고..
부등호는 두 사람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진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어.
사랑은 헤어질 때 끝나는 게 아니거든..
헤어지고 다 잊고 다시 행복해질 때
그 때야 사랑은 끝나는 거니까..
내 작은 기침소리에 가슴 덜컥하던 사람..
술취한 내 헛소릴 다 알아듣던 사람..
그런 사람을 잊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야.
니가 사랑하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라면
잘 해주는 널 함부로 버리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 생겼으면 마음 껏 잘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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